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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현대를 찾아서

키워드
과학문화
답사
근현대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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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회차
날짜
장소
2019/10/26
을지로동 일대
2020/01/11
부산
COUNT4

제1회 서울의현대를찾아서 × ESC

일시: 2018년 7월 29일 (토) 19:00~20:30
장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및 문래동 일대
주관: ESC 과학문화위원회
진행·기록: 김영준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옛 닛신日清제분 경성공장, 1936년 준공), 2019년 12월부터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 중
OB 맥주 주식회사 공장터에 남아있는 담금솥(現 영등포공
근대 도시 서울의 탄생과 변천을 직접 걸으며 돌아보는 기획인 ESC 과학문화위원회 <서울의현대를찾아서> 프로그램이 영등포에서 16인의 ESC 회원들과 함께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서울은 정말로 빠르게 변하는 도시로, 출퇴근길에 매일 마주치던 건물과 공간이 어느 순간 가림막에 가려져 철거되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런 서울에서, ‘독립된 공업도시’로서 발전해 온 영등포는 매우 흥미로운 곳입니다.
본 첫 번째 답사는 영등포4가동의 경성부 휘장 맨홀 → 경성방직 공장 터(現 경방 타임스퀘어) → 대선제분 → 구 방림방적 터(現 에이스하이테크시티) → 쪽방촌 터(現 철도완충녹지) →영등포화교소학고 → 문래창작촌 → 문래동 영단營團주택의 코스로 진행되었습니다.
영등포가 현재와 같은 공업지대로 거듭난 것은 1900년대 이후의 일입니다. 구한말~1920년대에 걸쳐 기와공장, 도자기공장, 기관차 공장 등이 들어서면서 영등포는 ‘공업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갔습니다.
영등포의 공업도시화는 1930년대 초·중반 절정에 달하게 됩니다. 1933년 쇼와기린맥주(現 OB맥주)와 삿포로맥주(現 하이트맥주) 공장이 들어섰으며, 1936년에는 조선제분(現 대선제분) 영등포공장, 카네가후치방적(鐘淵; 종연방적, 해방 후 방림방적으로 민간불하) 영등포공장 신설 및 인촌 김성수의 경성방적 증축이 이뤄졌습니다. 바로 이 시기, 영등포는 처음으로 서울(당시에는 경성京城부)에 편입됩니다. 신한은행 영등포지점 앞에는 이 무렵의 경성부 휘장이 새겨진 맨홀 뚜껑이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다. 80년의 세월을 이겨낸 맨홀은 지나가는 이들에게 ‘당신들이 접하는 지금의 영등포의 산 증인은 바로 나요“ 라고 외치고 있는 셈입니다.
영등포에 들어선 수많은 공장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거의 모두가 헐려 나갔습니다. 경성방직 사무동과 대선제분 공장, 두 곳의 흔적만을 남기고서. 1936년에 세워진 경성방직 사무동은 타임스퀘어 정원에서 카페로서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같은 해 바로 이웃해서 세워진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은 식민지시기 산업유산을 문화재로서 받아들이게 된 2000년대의 시류에 올라타는데 성공하여 도시재생을 통해 재탄생 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맥주의 전신이 된 두 곳의 맥주 공장과, 60~70년대 노동 착취의 아픈 역사까지 담고 있던 방림방적 영등포공장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어떤 공간과 어떤 건축물이 ‘보존’이라는 선택을 받아 살아남게 되는 것인지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사례입니다.
방적공장 터에서 길을 건너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경부선 철길변을 따라 조성된 널따란 녹지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해방 후 갈 곳 없는 이들의 안식처였던 쪽방촌이었던 곳입니다. <한겨레>의 탐사보도에 따르면, 쪽방촌이 철거된 이후 거의 대부분의 거주자들이 반경 1km를 떠나지 못했으며, 그대로 삶을 마친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화려하게 공업도시로 부상한 영등포였지만, 그와 동시에 가장 낮은 곳에 사는 이들도 함께 모여들었습니다. 영등포는 과연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곳이었을까요.
답사의 종착지인 문래동 영단주택지는 LH공사의 선조 격이라 할 수 있는 조선주택영단, 쉽게 말해 조선총독부의 주택공기업이 1941년에 조성한 ‘신도시 주택지구’입니다. 500채가 한꺼번에 지어져서 ‘오백채 마을’이라고 불린 이 동네는, 지금도 대부분의 영단주택이 주택 및 철공소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카페와 맥줏집,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이 점차 영역을 넓혀나가는 중입니다. 1941년의 주택단지가 2018년에도 그대로 기능하는 모습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공장들과의 선명한 대비가 느껴지는 곳입니다.
첫 번째 <서울의현대를찾아서> 답사를 통해 ‘영등포’가 지닌 깊이와 정체성을 다시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무수한 시간이 켜켜이 쌓여있는 서울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떠나보내야 할지는 이곳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자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서울의현대를찾아서>가 이런 ‘즐거운 과제’에 보탬이 되는 장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자료

『永登浦 近代100年史』,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화공보실, 1994
『永登浦의 名所와 地理』,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1993
『永登浦區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문화공보실, 1991
『경방 90년사』, 경방, 2009
『대선제분 50년사』, 대선제분, 2009
「쪽방 사람들, 가도가도 반경 1km!」, 한겨레21, 2005.5.10
「죽음의 이유는 ‘쪽방이라서’?」, 한겨레21, 2015.6.3
『서울의 기원 경성의 탄생 : 1910-1945 도시계획으로 본 경성의 역사』, 염복규, 이데아, 2016
『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조이담 & 박태원, 바람구두, 2005
OB맥주 주식회사 공장터
1947년 휘장이 그려진 맨홀 뚜껑
옛 경성방직 사무동 전경
옛 경성방직 사무동 안내판
문래예술공장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부(現 서울특별시의 당시 명칭) 휘장이 새겨진 맨홀, 1930년대 부설 추정
경성방직 공장 터 (現 경방 타임스퀘어)
영등포 화교소학고
문래창작촌

제2회 서울의 현대를 찾아서 × ESC

일시: 2019년 10월 26일(토) 15:00 ~ 18:00
장소: 서울 을지로 일대
주관: ESC 과학문화위원회, ESC 청년위원회
진행·기록: 김영준
제2회 <서울의현대를찾아서> 프로그램은 2019년 10월 26일, 서울에서 가장 극적인 도시조직이라 할 수 있는 을지로에서 12인의 ESC회원들과 두 번째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192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시간이 공존하며 「서울에서 가장 극적인 1km」 라 할 수 있는 을지로입구부터 을지로3가의 도시조직을 탐방하였습니다. 주요 답사 지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본 두 번째 답사는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1928년 준공, 등록문화재 제1호) → 명동의 수많은 "1969년 준공" 삘딍 정초석들 → 우리은행 종로지점(1909년 준공) → 가톨릭회관(1963년 준공, 김정수 설계) → 을지로지하쇼핑센터(1983년 준공) → 대한주택공사 을지로2가 재개발지구(1987년 준공) → 을지로3가 제1중앙토지구획정리지구(1950년대 후반) → 을지로 가로변 상가주택(1950년대 후반) → 세운상가群(1967년~1972년 준공) → 을지로 경공업 클러스터(재개발 계획 수립 중)의 코스로 진행되었습니다.
12인의 ESC 회원과 함께 두 시간 동안 약 2.2km를 걸으면서 근현대건축의 역사, 6.25 전쟁 전후복구의 노력과 초창기 도시계획의 흔적, 날로 높아져가던 1960년대 후반 서울 도심의 스카이라인, 도심 산업의 쇠퇴와 재개발 이슈 등을 생생한 건축유산 및 토목유산을 기반으로 밀도 있게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답사는 오후 시간동안 이어졌으며, 체력이 약한 분들도 충분히 함께할 수 있는 시공간적 규모 내에서 압축적으로 도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답사의 주요 지점에 공개 공지(open space) 등을 적절하게 포함시킴으로써 답사의 내용을 풍성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러한 공간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유익한 기능을 하는지 체험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저희는 앞으로도 서울의 다양한 측면을 발굴하고, 좀 더 넓은 범위의 시민들이 도시의 숨은 역사, 그리고 오늘날 살아남아 있는 도시의 여러 숨결들을 느낄 수 있도록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구성할 생각입니다.
가톨릭회관(1963년 준공, 김정수 설계)
답사 계획도, 을지로입구 을지한국빌딩의 '하늘공원' 공공공지에서
서울특별시의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구 조선중앙일보사옥(1926년 준공, 左), 동헌필방・박인준 건축사무소(1930년대 준공 추정, 右)
세운상가군(대림상가)에서의 기념 촬영

제3회 서울의 현대를 찾아서 × ESC Spin-off: 부산의현대를 찾아서

일시: 2020년 1월 11일(토) 10:30~18:15
장소: 부산 일대
주관: ESC 과학문화위원회, ESC 청년위원회
진행·기록: 김영준, 전현우
일제 강점기 당시의 부산부 휘장이 새겨진 맨홀 뚜껑, 영도 깡깡이마을. 등장한 다리와 발은 참석자 14명 전원의 것임.
제3회 <서울의현대를찾아서> 스핀오프 기획인 <부산의현대를찾아서> 프로그램은 2020년 1월 11일, 부산광역시 도심 일대에서 12인의 ESC회원들과 세 번째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서울의현대를찾아서'는 우리 주변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 하고 지나치던 '도시계획유산' 들을 되짚어보고 그 가치를 함께 기록・공유하고자 기획된 시민참가형 프로젝트로, 이번 답사를 통해 최초로 서울 외 지역의 '현대를 찾아'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 세 번째 답사는 옛 백제병원 → 부산화교중고등학교(구 청국영사관) → 박기종 기념관 → 깡깡이예술마을(영도 수리조선소) → 구 부산시청, 미나카이三中井 백화점(現 롯데백화점 광복점) → 영도대교 도개 관람 → 임시수도 기념관 → 부산전차의 코스로 진행되었습니다.
부산 도심 일대는 개화기, 일제강점기, 6.25 동란, 그리고 산업화 시기에 이르기까지의 수많은 역사가 집약되어 있는 곳이자 아직도 당대의 도시 및 건축 유산이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이번 답사에서는 ESC 회원 및 비회원으로 구성된 12인의 참가자들과 함께 부산 중구-동구-서구-영도구 일대에 걸친 답사를 통해 근대도시 부산의 탄생과 현대까지의 흔적을 압축적으로 체험하고, 우리 근현대사의 복잡한 '기억'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원거리 이동을 통해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인 만큼, 이 날의 프로그램은 <서울의현대를찾아서> 사상 가장 긴 시간동안 진행되었습니다. 10시 반 경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은 18시 경까지 이어졌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버스 이용 3회, 도시철도 이용 1회를 포함하여 14명의 대인원이 총 12km를 이동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답사 프로그램의 공간적, 시간적 외연을 넓혀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참석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저희는 이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서울을 넘어 한국의 다양한 도시 공간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 ESC 회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서울의현대를찾아서"기획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ESC가 추구하는 가치 가운데 하나인 서울과 지방의 균형에 작은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나아가 특정한 전문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지역의 발전상에 도시와 건축이 어떻게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보다 흥미롭고 즐겁게 전달할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해 나갈 것입니다.
구 백제병원
168 계단
깡깡이 예술마을
단체사진 2
영도대교
단체사진 1
매립 기록비, 영도
깡깡이 예술마을
박기종 기념관
박기종 기념관에서
아래쪽에서 본 168계단 시작 부분
남산창고 터
목조 천장, 백제병원 실내
4회, 5회 "서울의현대를찾아서" 모임 또한 대전, 인천을 배경으로 기획되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취소되었습니다.